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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철 별미 엄나무순 장아찌 관련 사진

    봄이 되면 산과 들에는 자연이 건네는 특별한 식재료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반가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엄나무순’이에요. 일반적으로 엄나무는 약재로 잘 알려져 있지만, 봄철에 나오는 엄나무의 어린순은 향이 깊고 식감이 부드러워 나물이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정말 별미가 따로 없습니다. 특히 장아찌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으면 제철의 맛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어 저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꼭 엄나무순장아찌를 담그곤 해요. 손은 조금 가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고, 밥상에 향긋한 봄을 올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엄나무순의 효능부터 손질법, 장아찌 만드는 구체적인 과정까지 정성스럽게 풀어보겠습니다. 저처럼 자연의 맛을 소중히 여기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엄나무순의 효능과 특징

    엄나무는 본래 한방에서 신장과 간 기능을 돕고, 관절염이나 신경통에도 좋은 약재로 쓰이던 식물입니다. 그 어린순, 즉 엄나무순은 봄철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만 잠시 채취할 수 있는 귀한 식재료예요. 줄기 끝에서 연하게 자란 순만을 따야 하므로 채취량도 많지 않고, 그래서일까요? 봄철 밥상에 엄나무순이 올라오면 뭔가 특별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이 향긋한 향을 맡으면 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서 먹던 장아찌가 생각나요. 어린 제게는 좀 낯선 맛이었지만, 어느새 그 깊은 향과 은근한 쌉쌀함에 중독되어 버렸지요. 영양적으로도 엄나무순은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며, 간 해독 작용을 도와 체내 독소 배출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나 스트레스로 간 기능이 약해지기 쉬운 환경에서는 이런 자연 식재료가 주는 효과가 더욱 소중하죠. 엄나무순은 이뇨작용도 뛰어나서 몸이 자주 붓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저는 평소 나트륨을 많이 섭취한 날이나 몸이 무겁게 느껴질 때, 장아찌 한두 조각만 꺼내 밥이랑 먹어도 속이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게다가 엄나무순은 향이 굉장히 깊고 독특해서, 다른 나물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개성이 있어요. 무쳐 먹을 수도 있고 국이나 찌개에 넣어도 되지만, 저는 무엇보다 장아찌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는 방식을 가장 좋아해요. 짭조름하고 새콤달콤한 맛에 봄의 깊은 향이 더해져, 매 끼니마다 입맛을 살려주는 효자 반찬이 되어줍니다.

    엄나무순 손질과 데치기 팁

    엄나무순은 보기엔 단단해 보여도 생각보다 연하고, 자칫하면 너무 무르게 익거나 질겨질 수 있어 손질과 데치기 과정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해요. 먼저 엄나무순을 구입하거나 직접 채취했다면 줄기 아래 딱딱한 부분과 손상된 잎은 미리 잘라내고 흐르는 물에 2~3번 깨끗이 씻어주세요. 저는 이때 손으로 문지르기보다는 넓은 볼에 물을 받아 흔들듯 씻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연한 잎이 상하지 않으면서도 흙이나 이물질이 잘 제거되더라고요. 엄나무순은 데치기 시간이 아주 중요합니다. 끓는 물에 소금 약간을 넣고 엄나무순을 넣은 뒤 40초 정도만 데치면 충분해요. 너무 오래 데치면 특유의 향이 사라지고, 질감이 물러져 식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데친 엄나무순은 바로 얼음물이나 찬물에 담가 식힌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빼줍니다. 저는 이때 손으로 살짝 눌러 수분을 제거하고, 길이를 맞춰 썰어주는데요, 장아찌로 만들 경우에는 통으로 써도 무방해요. 특히 장아찌를 담글 때는 물기가 최대한 없어야 하므로, 데친 뒤 반나절 정도 널어서 말리거나,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꼼꼼히 제거해 줘야 양념이 제대로 배고, 장기 보관 시에도 변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정성 들여야 나중에 맛이 훨씬 깊고 깔끔하게 나더라고요. 사실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그 수고가 결코 아깝지 않은 맛이 기다리고 있어요.

    장아찌 양념장과 숙성 노하우

    엄나무순 장아찌를 만들기 위한 양념장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비율이 아주 중요해요. 제가 주로 사용하는 비율은 간장 2컵, 물 1컵, 식초 1컵, 설탕 1컵입니다. 이 재료들을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식혀서 사용하면 되는데요, 여기에 마늘 4~5쪽, 건고추 2~3개, 생강 약간을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나요. 가끔 통후추나 월계수잎을 넣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전통적인 방식의 깔끔한 맛을 좋아해서 기본양념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데쳐서 말린 엄나무순은 깨끗한 유리병이나 밀폐용기에 담고, 완전히 식힌 양념장을 부어줍니다. 이때 양념장이 미지근하면 풋내가 날 수 있으니 반드시 완전히 식힌 뒤에 붓는 것이 포인트예요. 양념이 재료에 완전히 잠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에 누름돌이나 무거운 접시를 올려 공기 접촉을 줄이면 보관 기간도 길어집니다. 상온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후 냉장 보관하면 일주일 후부터 먹을 수 있는데, 2주 이상 지나야 제대로 맛이 들어요. 저는 보통 3주째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그때쯤 되면 간장 양념이 엄나무순 안에 깊숙이 배어들어 정말 감칠맛이 살아나요. 먹을 땐 꺼내서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간이 강하다고 느껴지면 살짝 헹구어 들기름, 깨소금에 버무려도 훌륭한 나물 반찬이 됩니다. 고기구이와 함께 먹거나, 비빔밥 고명으로도 아주 좋아요. 엄나무순 장아찌는 한번 담가두면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봄철 저장식품이에요. 무엇보다 그 깊은 향과 맛은 다른 나물 장아찌와는 차원이 달라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저는 꼭 몇 병씩 장아찌를 담가놓고 냉장고 안에 두는데, 여름철 입맛 없을 때 하나 꺼내 밥에 얹어 먹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어요. 봄을 병 속에 그대로 담아내는 느낌이랄까요? 제철의 맛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이번 봄에는 엄나무순 장아찌 한 번 담가보세요. 정성은 조금 필요하지만, 그만큼 만족도는 훨씬 더 크답니다. 식탁 위에서 향긋한 봄을 만날 수 있는 그 특별한 경험,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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